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한동훈 "개같이 정치" 발언에, 민주당 "돼지 눈엔 돼지만"

2024.03.28 16:50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며 야권 대표들을 겨냥한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돼지 눈에는 다 돼지로 보인다"고 응수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공세에 말려, 막말 공방으로 비화될 경우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 그 이상의 대응은 자제했다. 김민석 민주당 상황실장은 28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 비대위원장 발언에 대해 무학대사의 '불안돈목(佛眼豚目)' 고사를 인용해 반격했다. 김 실장은 "무학대사께서 '부처님 눈으로 보면 다 부처로 보이고 돼지 눈으로 보면 다 돼지로 보인다'는 '불안돈목'이라는 고사를 남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저열하게 갈 때 우리는 고상하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라는 미국 선거 격언을 언급하면서 "저희는 남아 있는 기간 동안 내내 품격 있게 국민들 앞에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한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후보들의 과도한 대응은 자제하기를 바란다. 중앙당에서 적절한 대응과 조치를 할 것이다"라며 "후보들은 윤석열 정권의 민생경제 실정 지적과 지역 공약 홍보에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김 실장은 "굳이 한 위원장과 똑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이번 선거에 임하진 않겠다는 취지에서 이번 공지를 냈다"고 설명했다. 저격의 당사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정치 혐오를 부추겨선 안 된다"는 수준으로 대응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동작구 성대시장에서 김병기 동작갑 후보 지원 유세 중 한 위원장의 발언을 겨냥, "싸움질하는 정치는 정말 나쁘다. 정치에 대해 혐오를 부추기고 무관심을 조장한다"며 "그래서 국민들이 정치를 포기하면 그 포기하는 영역이 바로 그들의 몫이 된다"는 수준으로 넘겼다. 조국 조국혁신당 상임선대위원장도 한 위원장의 발언을 전해 듣고는 "제가 정치를 개같이 한다고요? 저는 개를 사랑하는데 좋은 말, 칭찬 아니냐"고 농으로 맞받았다. 그러면서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불경의 말이 있다. 상세한 반박조차 하기 싫다"고 반응했다. 한 위원장은 앞서 서대문 신촌 유세에서 이재명, 조국 위원장을 겨냥해 범죄자 집단이라 비판하며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이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인 박은정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공영운 후보가 재산 논란에 휩싸였다. 박 후보는 검사장 출신 배우자의 전관예우 재산 증식 의혹이, 공 후보는 군인이던 아들에게 증여한 부동산에 대한 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28일 박 후보의 재산 증식 과정에 집중 포화를 가했다. 박 후보는 49억8,185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이는 지난해 5월 신고한 부부 합산 재산(8억7,526만 원)보다 41억여 원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배우자인 이종근 변호사 예금은 2,110만 원에서 32억6,828만 원으로 154배 이상 늘어났다. 이준우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변호사가 검찰서 퇴임한 지 10개월 만에 부부 합산 41억 원의 현금을 벌었다"며 "'전관예우 떼돈' 논란을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또한 "이 변호사가 1조 원대 다단계 사기 사건 의혹을 받고 있는 휴스템코리아 대표를 변호했다"며 "4,400억 원대 '유사수신' 사건 연루회사의 계열사 대표의 변호도 맡았다"고 꼬집었다. 이 변호사는 검찰에서 2016년 유사수신·다단계 공인 전문검사(1급) 인증을 받았는데, 자신이 수사하던 다단계 사기업체들을 퇴직 후 변호하면서 '떼돈'을 벌어들였다는 지적이다. 이 대변인은 "두 사건 피해자만 14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개혁신당도 "검찰독재 운운하며 온갖 피해자 코스프레는 다 하더니 뒤에서는 전관예우로 돈을 쓸어 담고 있었다"고 거들었다. 현대차 사장 출신 공 후보는 2017년 6월 서울 성수동 다가구주택을 구입해 2021년 4월 군 복무 중이던 아들(당시 22세)에게 증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매입 당시 11억8,000만 원이던 주택 시세는 현재 3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구입 4개월 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개발 호재가 될 '삼표레미콘 이전'을 발표했고 △증여가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 등에서 '아빠 정보력 찬스'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공 후보와 경쟁 중인 이준석(개혁신당 대표) 후보는 페이스북에 "자식을 20대 나이에 빚 없는 30억 원 건물주로 만드는 것이 공 후보가 말하는 '2030'의 의미인가"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와 공 후보는 강하게 반박했다. 박 후보는 페이스북에 재산 형성 과정과 내역을 조목조목 나열하며 "배우자는 재산신고일 기준 합계 약 160건을 수임했고, 과세기준금액의 최대 49.5%를 5월에 세금으로 납부할 것"이라고 했다. 공 후보도 "군 복무 중인 자녀에 증여한 사실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점은 받아들인다"면서도 "은퇴 후 살기 위해 당시 성수동 재개발 지역 주택을 매입한 것"이라고 맞섰다.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 역시 본인 25%, 배우자 75% 지분으로 공동 소유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에 대한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 광풍이 불던 2021년, 사회 초년생 딸이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11억 원을 대출받아 '아파트 구매'에 보탠 것이다. 이를 이유로 국민의힘은 양 후보에게 "국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며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양 후보 장녀의 세금 납부 내역을 보면 경제활동이 없었다"며 "사회 초년생은 꿈도 꾸지 못할 특혜 대출을 받은 경위, 이자는 누가 납부한 것인지 모든 내용을 소상히 밝혀야할 것"이라고 공세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