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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인 네가 나보다 먼저 졸업해?" 페미사이드 희생자 장례식에 1만 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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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인 네가 나보다 먼저 졸업해?" 페미사이드 희생자 장례식에 1만 인파

입력
2023.12.06 20:2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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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인 살해 사건에 전역 분노로 들끓어"
전국서 여성폭력 추방 집회·행진 잇따라

5일 이탈리아 북부 파도바의 산타 주스티나 대성당에서 전 연인에게 살해된 줄리아 체케틴의 장례식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파도바=EPA 연합뉴스

이탈리아 대학생 줄리아 체케틴(22)의 죽음이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혐오 살해) 논쟁을 촉발시켰다. 전 연인에게 살해된 체케틴의 5일(현지시간) 장례식에 1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장례식 미사가 열린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주 파도바의 산타 주스티나 대성당에는 중앙정부 법무부 장관과 베네토주 주지사를 비롯한 추모객들이 참석해 "여성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약 1,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성당 내부는 물론 외부 광장까지 인파가 가득 찼다. 장례식은 TV로 생중계됐다. 베네토주는 이날을 애도의 날로 선포해 공공기관 건물에 조기를 달았다.

이탈리아 파도바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체케틴은 졸업을 앞두고 지난달 학과 동기이자 전 연인이었던 필리포 투레타에게 살해당했다. 투레타는 범행 직후 독일로 피신해 일주일 넘게 도망 다니다 독일 경찰에 검거돼 송환됐다. 유족들은 투레타가 여성인 체케틴이 자신보다 먼저 학위를 취득해 졸업한다는 사실에 분노하면서도 연인 관계를 끝내자는 요구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체케틴의 죽음으로 이탈리아 전역이 전례 없는 비통함과 분노로 들끓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연일 집중 보도했고 전국에선 페미사이드를 비롯한 여성 대상 폭력 추방을 외치는 집회와 행진이 벌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체케틴 사망 직후 이틀 동안 긴급 신고 전화인 '반폭력·스토킹 핫라인'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외신들은 이탈리아의 남성 우월주의와 가부장적 사고로 인해 여성들이 폭력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한다.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이탈리아 내무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12일까지 이탈리아에서 여성 102명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됐고 이 가운데 53명이 연인 또는 전 연인 등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자 이탈리아 상원은 지난달 뒤늦게 여성을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고 성폭력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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