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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1세대 피아니스트 당타이선 "음악가의 길, 희생할 준비됐을 때 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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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1세대 피아니스트 당타이선 "음악가의 길, 희생할 준비됐을 때 택해야"

입력
2024.05.24 15:19
수정
2024.05.24 17:3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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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2년 만에 내한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당타이선. 마스트미디어 제공

피아니스트 당타이선. 마스트미디어 제공

"신은 공평하다. 삶이 쉽다면 예술은 무미건조할 것이다. 베토벤, 쇼팽의 천재적 음악에는 외로움이 스며들어 있다."

숱한 시련을 이겨 낸 아시아인 최초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인 베트남 피아니스트 당타이선(66)은 고난의 경험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곤 한다. 베트남 하노이 태생인 당타이선은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에게서 처음 피아노를 배웠다. 베트남 전쟁 중 피란길에 올라 건반을 그린 나무 판자를 놓고 연습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1980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해 주목받고도 백인 일색의 클래식계에서 아시아 음악가의 길은 쉽지 않았다.

당타이선이 다음 달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통해 2년 만에 한국 관객과 다시 만난다. 이번에도 음악적 강점으로 평가받는 쇼팽과 프랑스 음악을 준비했다. 그는 프랑스인으로부터 피아노를 배운 어머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당타이선은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쇼팽은 인생의 절반을 프랑스에서 보냈고, 프랑스 시민권자였으니 '프랑스 프로그램'으로 부를 수 있을 이번 공연은 내 문화적 뿌리"라며 "리사이틀에 제목을 붙인다면 '어린 시절의 회상'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부는 작곡가 포레 서거 100주년을 맞아 포레의 '뱃노래'와 '야상곡'으로 막을 열고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가면', '어린이의 세계'도 연주한다. 2부에서는 '쇼팽 스페셜리스트'의 면모를 선보일 수 있는 쇼팽의 뱃노래, 야상곡, 왈츠, 스케르초를 선곡했다.

"존재감 뚜렷한 아시아 음악가들"

피아니스트 당타이선. 마스트미디어 제공

피아니스트 당타이선. 마스트미디어 제공

세계 음악계를 놀라게 한 1세대 아시아 피아니스트인 당타이선에게 지금의 음악계는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그는 "1980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 때만 해도 아시아 참가자들의 얼굴을 구별 못해 내가 아닌 다른 참가자의 사진이 우승자로 잘못 배포되기도 했다"며 "서양 사람이 젓가락질하듯 피아노를 친다는 인종 차별적 후기는 내 인생 최악의 평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다른 분야들이 그렇듯 오늘날 아시아 출신 음악가들은 양적으로나 가치로 보나 존재감이 뚜렷하다"며 "한 폴란드 콩쿠르 심사위원은 '쇼팽을 배우고 싶으면 아시아로 가라'고 농담 삼아 말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당타이선은 교육자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2021년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중국계 캐나다인 피아니스트 브루스 리우를 키워 낸 스승이기도 하다.

"음악을 업으로 삼고자 할 땐 음악을 너무 사랑해서 음악 없이는 살아갈 자신이 없는 경우에만 선택해야 합니다. 편안한 삶에서 누리는 즐거움과 기쁨, 행복을 모두 포기하고 희생할 준비가 됐을 때요. 이 직업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으니까요."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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