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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대표에 "거물급 기레기"… 대법 "모욕성 있으나 처벌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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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대표에 "거물급 기레기"… 대법 "모욕성 있으나 처벌 어려워"

입력
2024.05.24 14:31
수정
2024.05.2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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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윤리에 위배되지 않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라는 말로 언론인을 비하하는 경멸적 표현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전후 맥락상 합리적 비판을 위한 것이었다면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25일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원심은 모욕죄의 위법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기자인 A씨는 2019년 6월부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 지역 인터넷 매체 부설기관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비판하고, 이 매체 대표 B씨의 보도 행태를 지적하는 글을 게시했다. 이를 이유로 같은 해 8월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하자, B씨를 비꼬는 글을 다시 올렸다.

문제가 된 건 바로 이 게시글에 단 댓글이었다. 당시 한 네티즌이 A씨의 주장에 공감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자, A씨는 그 아래에 "B씨는 지역에서 거물급 기레기라 할 수 있다"고 동조했다. 이 '거물급 기레기'라는 표현이 B씨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켰다는 게 검찰의 공소사실이었다.

1∙2심은 A씨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기레기는 기자들이 감수해야 할 표현이며, 부당한 보도를 하는 B씨를 두고 기레기라 지칭한 것은 사회상규(일반인의 건전한 윤리의식)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A씨 주장도 "피해자를 겨냥해 조롱하고 경멸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물리쳤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기레기가 모욕적 단어에 해당하지만, 사건 경위를 종합해봤을 때 언론인의 공적·사회적 활동과 관련한 의견을 담은 게시글을 작성하면서 이 같은 표현을 한 것은 형법상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A씨의 의견은 대체로 타당성 있는 사정에 기초한 것으로, 다소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기레기라는 표현은 기자의 행태를 비판하는 글에서 비교적 폭넓게 사용되고, 이 사건 댓글 역시 지나치게 악의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언론인을 비하하는 '기레기'라는 표현을 두고, 대법원은 2021년에도 "기레기는 기사 및 기자의 행태를 비판하는 글에서 비교적 폭넓게 사용되는 단어"라며 유죄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한 적이 있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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