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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을 불러오는 힘 : 인사를 잘하자

입력
2023.08.20 20: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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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우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사)기업가정신학회 명예회장

편집자주

보는 시각과 시선에 따라서 사물이나 사람은 천태만상으로 달리 보인다. 비즈니스도 그렇다. 있었던 그대로 볼 수도 있고, 통념과 달리 볼 수도 있다. [봄B스쿨 경영산책]은 비즈니스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려는 작은 시도다.

정중한 인사. 게티이미지

정중한 인사. 게티이미지


주위를 둘러보면 하는 일마다 유난히 일이 술술 잘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개인의 부단한 노력과 실력의 산물이지만 간혹 그것들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 ‘운이 좋다’ 또는 ‘운이 따른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조상의 묫자리를 잘 써서’라고 묘한 시샘을 하기도 한다. 로또 당첨처럼 귀신이 돕는다고 생각되는 운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반복될 확률은 매우 낮다. 이런 운에 삶을 의존하려는 생각은 현명하지는 않은 것 같다.

‘운’이라는 것을 인간의 통제권 밖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노력을 통해 좋은 운이 들어올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사를 잘하는 것’이다. 일하다 보면 ‘누군가’로부터 우연히 도움받는 경우가 제법 있다. 이것이 바로 운이다. 운이 따르는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키우면서도 좋은 사람들을 자주 많이 만나고 우호적인 관계를 만드는 경향이 있다. 운 좋은 경우는 ‘지인이나 지인의 소개로 몰랐던 사람으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받는 경우들이 많다.

사람들은 어떤 상황하에서 누군가를 생각해내야 할 때, 인사성이 밝은 사람을 더 쉽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인사를 잘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호감을 갖게 된다. 반면에 보고도 못 본 척, 눈을 마주치고도 눈을 피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인사성이 밝은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생각지도 않은 정보나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인사를 잘하는 사람이 사회생활에서 운을 불러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인사를 하는 것은 ‘나’를 계속 리마인딩(reminding)하며, 리메모리(rememory)할 수 있다. 인사를 잘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게 되고, 오랜 동안 인사를 하지 않으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판매왕이나 보험왕들의 공통점은 고객들과 만남에서 ‘판매할 제품’ 이야기를 전혀 꺼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고객에게 안부 인사와 도와드릴 일이 있는지 살피고 도움을 준다. 그들은 고객과 인간적으로 사귀고 고객에게 진정 어린 인사를 드릴 뿐이다. 고객은 이들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기에 언젠가는 직접 구매해 주거나 지인을 소개해 줌으로써 그들에게 판매실적을 올려주는 것이다.

인사를 잘해서 성공한 기업사례도 있다. 미래산업 창업자 정문술은 창업 자금을 조달받지 못해 실패위기에 있을 때, 모 캐피털 회사의 임원의 상갓집에서 사흘간 빈소를 지켰다고 한다. 그 후 캐피털 임원은 미래산업에 투자해 주어, 정문술은 위기에서 벗어나 사업을 크게 일으킬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재일동포가 창업한 일본 MK택시는 ‘인사하는 법’을 택시에 붙여 놓고, 그렇게 인사하지 않으면 택시 요금을 받지 않겠다는 안내문도 붙여 놓았다. 인사성 밝은 MK택시 기사들로 인해 승객들은 크게 늘어났고 MK택시만을 탄다. 그리고 대부분의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고자세였던 1980~1990년대 A은행은 직원들과 청원경찰이 직접 일어나 고객들에게 인사를 하게 했는데, IMF로 은행들이 도산했을 때 A은행이 이들을 인수·합병(M&A)하면서 현재 한국 최고 시중은행이 돼 있다.

인사를 잘하는 기업문화는 보이지 않는 강력한 조직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인사성이 밝은 기업은 고객, 정부, 임직원, 지역 주민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기대하지 않던 정보나 기회를 얻게 될 수도 있다. 운을 불러오는 강력한 인사는 그저 진정으로 평소에 도리를 다해 인사하는 것이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인사를 잘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호의와 존경심을 표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겸손함을 수양해 자신을 성장할 수 있으며, 우리가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를 더욱 밝고 생기 있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힘이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사)기업가정신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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