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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시장 넓혀 위기를 기회로”[2023 코라시아포럼]

입력
2023.11.02 17:06
수정
2023.11.02 17: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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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협력 전략: 시장을 넓혀라' 토론

허윤(왼쪽부터)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수완 한국외대 중동이슬람전략 교수, 김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장, 서정인 전 주아세안 대사가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 포럼’에서 '한국의 경제협력 전략: 시장을 넓혀라'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허윤(왼쪽부터)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수완 한국외대 중동이슬람전략 교수, 김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장, 서정인 전 주아세안 대사가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 포럼’에서 '한국의 경제협력 전략: 시장을 넓혀라'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가의 교훈은 외교와 경제 관계에도 적용된다. 외교 다변화, 경제 다변화다.”

서정인 전 주아세안 대사

최근 우리 수출이 깊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려 하고 있지만, 대외 여건은 녹록지 않다. ‘탈동조화(디커플링)’에서 '탈위험화(디리스킹)’로 간판만 바뀌었을 뿐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은 여전히 깊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로 중동 내 긴장이 고조되면서, 최악으로 번질 땐 국제유가가 배럴당 157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세계은행(WB) 경고까지 나왔다.

2일 한국일보가 개최한 ‘2023 코라시아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대외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와 주력 산업에 미칠 부정적 파급 효과를 우려하며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중 갈등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운 ‘상수’로 자리 잡은 만큼, 인도와 중동, 아세안 시장으로 눈을 돌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패널 토론은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서정인 전 주아세안 대사와 김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인도남아시아팀장, 김수완 한국외대 중동이슬람전략모듈 교수가 머리를 맞댔다.

"전략적 가치 커진 인도, G3 반열 오를 것"

김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장이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포럼’ '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김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장이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포럼’ '에서 발언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먼저 인도 시장에 대해 김정곤 팀장은 △세계 최대의 인구 △높은 성장률 △젊은 인구 △정부의 일관된 시장친화적 정책으로 볼 때 2030년 이전 미국과 중국에 이어 ‘G3’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중국을 추월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국내총생산과 무역 규모 등에서 양국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순 없지만, 중국에 이은 또 하나의 중요한 시장이자 생산기지로 부상할 것이란 게 김 팀장의 분석이다.

격화하는 미중 갈등은 인도의 전략적 가치를 한층 끌어올렸다. “주요국이 인도에서 반도체 관련 투자와 기술 협력을 늘리는 건 명백히 중국을 의식한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경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해왔던 인도가 디지털, 첨단 분야에서 부쩍 중국과 거리를 두는 건 우리 기업에 더할 나위 없는 기회라고 짚었다. 김 팀장은 “한국과 인도의 무역은 두 나라의 잠재력 대비 부족한 편”이라며 “기업에만 맡겨둘 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인도의 정책 기조를 유심히 보며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동 협력 활발... 유가 변동이 변수"

김수완 한국외대 중동이슬람전략 교수가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포럼’에서 '한국의 경제협력 전략: 시장을 넓혀라'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김수완 한국외대 중동이슬람전략 교수가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포럼’에서 '한국의 경제협력 전략: 시장을 넓혀라'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중동 전문가인 김수완 교수는 가장 주목해야 할 시장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꼽았다. 그러면서 지난달 한국-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타결되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는 등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K팝 등 한류 콘텐츠 수요 역시 성장세고, 안보 불안이 발생할 때마다 국산 무기 수출이 느는 등 최대 방산시장으로도 자리매김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변수는 ‘유가’다. 김 교수는 “아랍 산유국에서 투자 유치와 합작, 무역을 결정하는 주체는 재정을 담당하는 공공부문인데, 이 재정의 상당 부분을 유가가 좌우한다”며 “팬데믹 이후 유가가 하락했을 때 각종 프로젝트가 연기 또는 취소됐던 전적이 있는 만큼 유가 변동을 민감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이나 미국의 개입으로 번지지 않는 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산유국이 아닌 데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는 점에서다.

"효자시장 아세안, '베트남+알파' 찾아야"

서정인 전 주아세안 대사가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포럼’에서 '한국의 경제협력 전략: 시장을 넓혀라'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서정인 전 주아세안 대사가 2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 한라룸에서 열린 ‘2023 코라시아포럼’에서 '한국의 경제협력 전략: 시장을 넓혀라'를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서정인 전 대사는 아세안 국가야말로 한국에 없어서는 안 될 ‘효자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교역 규모가 2,000억 달러에 달하는 2위 교역국이자, 흑자 규모로는 1위라면서다. 특히 중국 일변도의 경제 리스크를 보완하는 다변화 대상 국가로 중요성이 높다고 했다. 서 전 대사는 “아세안은 그간 중국과 동반 성장해 왔지만, 최근 의문을 품고 새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한국과 아세안 분업 구조가 만들어지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는 아세안의 다양성을 감안한 양자, 소다자 및 지역 정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대아세안 투자 중 40% 이상이 베트남에 집중됐는데, ‘플러스 알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출품도 기존 자본재(설비)와 중간재(부품 및 원자재) 위주에서 소비재, 디지털 서비스 등으로 넓혀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전 대사는 “숲과 나무, 군락을 보는 입체적 전략으로 가도록 정부와 민・관・학계가 총체적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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