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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신당은 '중량감' vs. 정치구도상 '파괴력'은 이준석 신당

입력
2024.01.11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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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가장 많은 비난을 받지만, 정치와 정치인의 역할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전문적 식견에 따뜻함을 더한 마음으로 정치를 생각하는 두 청년의 솔직한 토론을 통해 한국 정치의 발전을 모색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개혁신당 10대 기본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준석 신당은 TK와 수도권에서 일정 부분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개혁신당 10대 기본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준석 신당은 TK와 수도권에서 일정 부분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뉴시스


이준석 신당, 보수 나눠먹기
정권 심판론 강할수록 유리
야권에선 이탈 거부감 강해

총선을 앞두고 우수수 쏟아져 나오는 신당들과 기상천외한 연대설을 보며 근본적 물음이 든다. 지금이야 양당체제에 지친 무당층이나 중도층 유권자들의 관심이 신당을 향해 일정 부분 존재한다고는 하나, 분명한 것은 '관심'만으로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의 특징과 미래를 분석해본다. 우선 이준석 신당은 (1)반윤석열 세력, 젊은 이미지 (2)높은 여론 장악력 (3)TK공략을 통한 보수진영표 나눠 먹기 전략 구사 정도가 특징이다. 이낙연 신당은 (1)반이재명 세력, 무게감 있는 이미지 (2)전직 대선후보 출신의 무게감과 실무력, 조직력 확보 (3)원칙과상식으로 대표되는 현역의원들의 합류 가능성으로 인한 힘 받기가 특징이다. 두 신당 가운데 총선에서 유리할 수 있는 신당은 현재 정권심판론이 우세한 구조상 이준석 신당으로 보인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여전히 박스권에 갇힌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국정운영 지지율이다. 특히 최근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대통령이 배우자를 지키기 위해 권력을 사사로이 남용하고, 김건희 여사는 성역화되어 영부인의 문제를 누구도 지적하지 못하고 있다는 근본적 문제가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망가진 영역은 수없이 많다. 심지어 대통령은 언론과의 접촉도 하지 않으며 일방적인 입장만 발표하기 일쑤다. 이처럼 국정난맥상에 영부인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정권심판론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이 상황에서 윤 정부에 대립각을 세우는 신당이 유리하겠는가, 윤 정부를 견제하는 제1야당인 민주당에 대립각을 세우는 신당이 더 유리하겠는가. 결국 전자가 더 유리한 상황이다. 이준석 신당이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문제를 지적하면 지적할수록 보수진영 내의 이탈표를 흡수하며 국민의힘의 지지층을 갉아먹을 것이다. 이준석 신당은 윤석열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보수세력들과 TK의 일부 지지를 규합해 보수진영 내에 일종의 적지 않은 '지분'을 확보하고자 할 것이다. 이는 총선이 끝난 뒤 당대당 통합의 협상 기반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민주당 내에서는 여러 불만을 가진 이들조차도 '이번에 패배하는 건 역사의 죄인이다'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탈할 수 있는 표는 보수진영보다 진보진영에서 더 적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결국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승리하는 큰 기조로부터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각 신당 간 원칙과 철학이 부재한 기계적 연대가 과연 국민들 눈에 어떻게 비춰질지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본격적인 창당에 나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8일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미영 전 울산시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이낙연 신당은 민주당의 반명 진영과 중도층 일부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본격적인 창당에 나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8일 울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미영 전 울산시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이낙연 신당은 민주당의 반명 진영과 중도층 일부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7~12% 수준의 신당 지지율
개혁신당 수도권 역할 주목
혁신 이룬 정당만이 성공 가능

총선을 90여 일 앞두고 정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개혁신당 창당을 선언했으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창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윤영찬 의원이 막판에 빠졌지만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민주당 의원의 원칙과 상식 모임 또한 창당을 시도할 전망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당에 대한 지지율은 대략적으로 7~12%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무래도 실무 작업의 속도가 가장 빠른 개혁신당이 이낙연 신당보다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듯하다. 단순한 정치 문법으로 살펴보면 개혁신당의 지지층은 국민의힘의 기존 지지층 및 중도층에서 옮겨 갔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고, 이낙연 신당은 더불어민주당의 기존 지지층과 중도층에서 옮겨 갔다고 생각할 수 있다. 어느 경우라도 국민의힘 입장에서 개혁신당의 영향력을 두고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다. 대구, 경북 지역은 전통적으로 여당세가 우세한 만큼 국민의힘과 신당 간의 2파전 경쟁 구도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지역구의 경우 더욱 그렇다. 물론 개혁신당의 가치가 '보수 신당'인지 '제3지대 신당'인지에 따라 유권자의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개혁신당이 국민의힘과 경쟁 구도를 가져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일정 부분 파괴력이 있을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 신당 후보의 당선까지는 어렵더라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뒤바꿀 수 있어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신당이 어느 진영의 지지층을 보다 많이 흡수하느냐에 따라 간발의 차이로 1등 후보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의 경우는 선거제의 향방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핵심 변수다. 2020년 총선처럼 준연동형으로 치러지느냐 병립형으로 회귀하느냐에 따라 신당 창당이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선거 전략에 극단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병립형 선거구제가 된다고 하더라도 지금 같은 여론조사 추이로 볼 때 비례대표 선거에서의 신당의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총선이 90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대부분의 지역구와 비례대표 선거에서 양자 구도가 아닌 다자 구도가 형성될 것임은 분명해졌다. 이런 상황이 도출된 배경에는 그간 양당이 극단적인 대립 정치로 국민에게 준 실망감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어느 정당이든 그간의 과오를 진정성 있게 반성하고 혁신을 이뤄내야 유권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김용태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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