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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융합과학 천문학에 수여된 역대 노벨상

입력
2024.02.14 19: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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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신
임명신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편집자주

퀘이사와 블랙홀 등 온갖 천체를 품은 '우주'는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대상이다. 세계 곳곳에서 진행 중인 우주에 대한 탐구 작업과 그것이 밝혀낸 우주의 모습을 알기 쉽게 소개한다.

노벨상 메달. 노벨재단 홈페이지 캡처

노벨상 메달. 노벨재단 홈페이지 캡처


'노벨 부인' 저주와 천문학 홀대
현대물리학의 핵심이 된 천문학
순수과학 지원이 국가융성 근본

노벨 천문학상이라고 들어본 적이 있는가? 물론 그런 상을 들어본 사람은 없겠지만, 1901년부터 지금까지 15번이나 천문학 관련 연구에 대하여 노벨상이 수여된 사실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노벨상은 '매년 인류를 위해 크게 헌신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상이며, 시상 분야는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등 여섯 가지이다.

일설에 의하면 여섯 가지 시상 분야에 '천문학상'이 없는 건 노벨상을 만든 노벨의 부인이 천문학자(또는 수학자)와 눈이 맞아 도망가서 그랬다고 한다. 물론 낭설이다. 노벨은 결혼한 적이 없고 사귀던 여성분들도 천문학자나 수학자와 눈이 맞은 적이 없다. 이런 말이 퍼진 이유는 확실하지 않으나 1967년 노벨상 수상자였던 '한스 베테'가 자신의 천체물리학 분야 업적에 대하여 그제야 노벨상이 주어지게 된 이유를 노벨상 위원회의 누군가가 그렇게 설명해 주었다는(아마도 농담조로) 회고록 기록이 있다. 노벨상이 주어지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천문학 관련 연구에 노벨상이 주어지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 이유는 천문학의 범위를 행성의 운동이나 항성의 위치 측정 정도로 매우 좁게 잡은 당시의 일부 풍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천문학이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우주과학, 컴퓨터, 공학 등을 망라하는 융합적, 종합적인 학문으로 성장하면서 천문학 관련 연구를 한 사람들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목록에 오르게 된다. 최초의 천문학 관련 노벨 물리학상은 1936년 우주에서 오는 고에너지 입자인 '우주선'의 발견에 대하여 헤스에게 주어졌다. 그렇지만 1967년 베테, 그리고 1974년 라일과 휴이시가 좀 더 천문학과 밀접하게 관련된 노벨 물리학상을 받으면서 천문학 연구가 본격적으로 노벨상 목록에 오르기 시작하였으니, 천문학 관련 연구에 노벨상이 수여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다.

그래픽=강준구기자

그래픽=강준구기자

시대가 흘러 우주 연구에 대한 중요성이 좀 더 인정받으면서 천문학 관련 연구에 대한 노벨상 시상 빈도는 점점 가속화되었다. 20세기 전반부에는 25년에 한 번 정도로 주어지던 천문학 노벨상이 20세기 후반에 가서는 약 10년에 한 번으로 그 빈도가 늘어났다. 21세기에 들어서는 23년 동안 7차례 즉 3, 4년에 한 차례씩 노벨상이 주어지면서 천문학은 노벨상 주요 시상 분야가 되었다.

수상 분야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의 정체를 밝히는 연구, 우주의 과거·현재·미래에 관한 연구, 우주를 탐구하는 새로운 기술에 관한 연구의 세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앞으로도 외계행성, 초기 우주 천체, 블랙홀, 중력파, 중성미자,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연구 등에서 과학 발전을 이끌 만한 연구 성과들이 나올 것으로 보이므로 천문학 연구는 노벨상의 단골 메뉴로 자주 등장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우주항공청을 발족하면서 우주에 크게 한 걸음 가까워진 상태이다. 다만 우주항공청 설립의 방점이 달 자원 탐사 등의 우주 경제에 찍혀 있는 것처럼, 우주의 학문적 연구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아직 모자라는 점이 아쉽다. 우주개발 선진국들의 우주청이 우주에 관한 학문적 연구를 주요 사업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무엇이겠는가? 과학을 경제적 도구로만 인식하도록 정책을 펴나간다면 젊은 세대들은 당연히 돈벌이되는 직업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의대 열풍이 그런 풍조를 잘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노벨상에서 중요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 우주 연구를 비롯, 순수과학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야 젊은 세대도 '과학 할 맛'이 날 것이다. 또 그렇게 마련된 과학적 토대가 있어야 우리나라도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임명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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