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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정부 주택 통계'... 작년 공급량 20만 호 적게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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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정부 주택 통계'... 작년 공급량 20만 호 적게 발표했다

입력
2024.04.30 11:30
수정
2024.04.30 18: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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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DB 체계 개편 중 오류
지난해 7~12월 물량 잘못 발표
준공 물량만 12만 호 적게 집계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뉴스1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뉴스1

정부가 지난해 주택 공급량을 실제보다 20만 호 가까이 적게 발표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준공 물량만 12만 호 적게 집계했다. 민간이 건설경기를 판단할 때 참고하는 기초 자료를 엉터리로 제공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주택 공급 데이터베이스(자료망·DB) 체계를 자체 점검하다가 이러한 오류를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국토부가 지난해 발표한 주택 공급량이 상당 기간 틀린 것이다. 오류가 발생한 통계는 7월부터 12월까지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 준공 물량 모두 실제보다 적게 집계했다. 지난해 주택 준공 물량은 43만6,000호를 31만6,000호로, 인허가는 42만9,000호를 38만9,000호로, 착공은 24만2,000호를 20만9,000호로 잘못 발표했다.

원인은 국토부가 DB 체계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다. 주택 공급량은 지방자치단체가 자료를 입력하는 세움터(건축행정정보시스템)와 국토부가 주로 이용하는 HIS(Housing Information System)를 거쳐 집계된다. 과거에는 인허가 등 정보가 세움터에서 HIS로 직접 넘어갔는데 2021년 6월 전자정부법이 개정돼 2021년 말에 두 체계가 국가기준데이터관리시스템을 경유해 연결되도록 DB 개편 작업이 이뤄졌다.

첫 오류는 세움터에서 HIS로 넘어가는 정보와 관련해 정비사업 코드가 누락되며 발생했다. 그 결과 HIS에 착공과 인허가 물량이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다. 두 번째 오류는 지난해 9월 HIS 기능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사업자 등 사업 정보가 변경된 사례는 HIS에 기록되지 않는 프로그램 버그(오류)가 발생했다. 두 오류가 겹치며 준공 물량 집계가 대폭 누락됐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하반기에 인허가와 착공을 받은 300호 이상 주상복합 건설과 재개발, 재건축의 자료가 통계에서 빠졌다.

두 원인 외에 상시적으로 발생한 오류도 있었다. 정부가 매달 주택 통계 작성을 마감한 후에 사업 현황이 변경돼도 주택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 사례다. 이번에 정정된 물량의 10% 정도는 이 때문에 발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새로운 DB 체계가 작동하기 이전에도 이러한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부터 주택 공급량이 지나치게 적게 집계된다는 이상 신호를 감지했지만 기계적 문제를 의심하지는 못했다. 국토부와 지자체가 각각 다른 체계를 주로 활용하는 점도 오류 발견이 늦은 이유였다. 지자체가 '준공 물량이 너무 적게 집계돼 이상하다'고 알린 후에야 국토부와 지자체가 함께 원인 찾기에 나섰다.

국토부는 당분간 수기로 대조하는 작업을 거쳐 주택 통계를 발표하고 6월부터는 국가기준데이터관리시스템을 경유하는 정상 DB 체계를 작동할 방침이다. 또 주택 통계가 발표된 후에도 사업 상황이 갱신되는 체계를 구축했다. 외부 전문가와 협력해 재발 방지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국토부는 '오류를 정정해도 건설 경기가 침체한 상황'이라며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은 옳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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