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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방향 지시' 때문?...방송사 징계 갑자기 숨 고른 방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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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방향 지시' 때문?...방송사 징계 갑자기 숨 고른 방심위

입력
2024.05.07 15:47
수정
2024.05.0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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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소위 2주간 '정부 비판 보도' 심의 안 해
총선 전 신속 심의·징계와 달라진 분위기
홍철호 정무수석 "대통령 방향 지시" 시사
"정부의 방심위 업무 개입 인정한 것인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방심위 전체회의에서 보고를 듣고 있다. 뉴스1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방심위 전체회의에서 보고를 듣고 있다. 뉴스1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판 보도에 대한 심의가 잦아들고 있다. 4·10 총선 전엔 방심위가 MBC 등의 정권 비판 보도를 ‘신속 심의’해 빠르게 징계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방송사 무더기 징계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방향 지시’가 있을 것”이라는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최근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2주 연속 '정부 비판 보도' 심의 안 해

방심위는 7일 서울 양천구 방심위 대회의실에서 16차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를 열고 KBS 드라마의 선정성, JTBC의 지드래곤 마약 입건 보도의 객관성 등을 심의했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2023년 5월 10일 방송)이 윤 대통령 취임 1주년 국정수행 여론조사(지지율 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조사 일시 등 필수고지 항목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민원을 심의해 행정지도(의견제시)도 의결했다. 윤석열 비판 보도의 ‘공정성’ 위반 관련 안건은 이날 없었다. 방송소위의 지난달 30일 15차 회의에서도 정권 비판 보도 관련 안건은 없었다.

이는 방송소위가 총선 전후에 △김건희 여사 모녀 주가조작 의혹 보도 △‘바이든-날리면’ 보도 △방심위 징계 비판 보도 등을 신속 심의 안건으로 상정해 모두 중징계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안건 상정은 방송소위 위원장인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결정한다. 한 방심위 관계자는 “총선 전에는 (안건 목록에서) 대통령 부부 비판 보도 징계로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가 보였는데, 지금은 그런 안건이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안건 변화 기류에 대해 방심위 홍보팀은 "특별한 이유는 없으며, 담당부서가 민원을 순차적으로 안건으로 올린다"고 답했다.

정무수석 "방향지시 있으실 것" 발언 논란

홍철호 정무수석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방송사 무더기 징계에 대해 "대통령께서 아마 앞으로 어떤 방향 지시가 있으실 것 같더라”고 말했다. MBC 유튜브 캡처

홍철호 정무수석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방송사 무더기 징계에 대해 "대통령께서 아마 앞으로 어떤 방향 지시가 있으실 것 같더라”고 말했다. MBC 유튜브 캡처

방심위의 분위기 변화가 홍철호 정무수석의 발언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홍 수석은 지난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방심위·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대통령 부부 비판 보도 무더기 징계에 대해 “대통령께서 아마 앞으로 어떤 방향 지시가 있으실 것 같더라”며 “무더기 징계든, 또 과잉적인 그런 어떤 추가 조치든 결국은 다 대통령께 좋지 않은 (모습으로) 국민들께 보이는 현상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향 지시’가 무엇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홍 수석은 “'그런 일(정치적인 무더기 징계)은 신중해라. 국민 정서가 있는데 무슨 나에 대한 위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징계를 하거나), 너무 업무만 가지고 보지 말아라' 그런 말씀을 하시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방심위는 방송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한 민간 독립기구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심의 방향 지시를 시사한 홍 수석의 발언은 위법적이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많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정부가 방심위 업무에 개입할 수 있고 개입해왔다는 여지를 주는 발언"이라며 "만약 홍 수석 발언 이후 방심위의 안건 선정이나 심의 기조·강도가 이전과 달라졌다면 대통령실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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