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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임종윤 대표직 오를 이사회 돌연 연기... '뉴 한미'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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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임종윤 대표직 오를 이사회 돌연 연기... '뉴 한미' 발목 잡히나

입력
2024.06.18 14:29
수정
2024.06.18 14:5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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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임시주총 임종윤·종훈 사내이사 선임
이사회 연기로 임종윤 대표 즉각 선임 불발
상속세 재원 마련 위한 지분 매각 가능성에
창업주 장·차남 형제경영 체제 불안감 여전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지난 3월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OCI그룹과의 합병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지난 3월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컨퍼런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OCI그룹과의 합병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미약품 이사회 개최가 돌연 연기되면서 한미약품그룹의 형제경영 체제 출범이 미뤄졌다. 창업주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가 OCI그룹과의 합병을 저지하며 경영 복귀를 선언한 지 약 3개월이 지났지만,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 대표직은 여전히 바뀌지 않아 형제가 목표했던 '뉴 한미'로의 조직 개편과 신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속세 해결, 외부 자본에 지분 매각 등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사안들에 여전히 뚜렷한 대책을 내지 못한 임종윤·종훈 형제의 설득 작업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한미약품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임종윤·종훈 형제를 포함한 신규 이사 4명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기타비상무이사, 남병호 헤링스 대표는 사외이사로 선임돼 임종윤·종훈 형제 측의 우군이 늘었다.

하지만 주총 직후 열려 임종윤 한미약품 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사회는 돌연 연기됐다. 통상 주총 후 이사회를 소집해 경영진의 결단을 가속화하는데, 이번 이사회는 현직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주총 현장에는 임종윤·종훈 형제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한미약품 측은 "새로 선임된 4명의 이사는 기존 6명의 이사들과 일정을 조율해 이사회 개최 날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상법에 따르면 보통 일주일 전 대표이사가 이사회를 소집한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한미약품 본사.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한미약품 본사. 연합뉴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의 형제경영 체제는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지 석 달 지나서나 시작될 전망이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인사권을 두고 공동대표였던 차남 임종훈 대표와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충돌하자 지난달 14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송 회장을 해임했다. 임종훈 단독대표 체제로 조직 개편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날 장남 임종윤 이사의 한미약품 대표 선임이 미뤄지며 '뉴 한미' 본격화에 제동이 걸렸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5년 내 순이익 1조 원, 시가총액 50조 원대 진입'을 비전으로 발표하고, 5개 사업부와 1개 연구센터로 조직을 개편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형제경영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심지어 이날 한미약품 이사회를 열어 표결했다 해도 임종윤 이사의 대표 선임이 부결됐을 거란 얘기까지 오르내린다. 송 회장 시절 선임된 기존 6명의 이사진이 남아 있고, 국민연금도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OCI와 합병을 반대한 임종윤·종훈 형제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도 영향이 크다. 사모펀드(PEF) 등 외부 세력에 지분을 매각해 창업주 일가의 최대주주 지위가 넘어갈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한미약품그룹은 2020년 창업주 타계 후 5,400억 원의 상속세가 부과됐고, 현재 2,600억 원 이상이 남아 있다. 이 중 700억 원 규모의 올해 납부분은 연말까지로 납기를 연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국민연금을 비롯한 투자 기관은 물론, 그룹 내부까지 설득하고 포섭하는 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잔존한 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형제경영의 동력이 떨어지고, 언제든 모녀와의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수 있어서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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